쥐는 치즈의 꿈을 꾼다.
   도마 위의 잉어는 두 번 뛰어오른다.

   9월에 산 건데 드디어 봤다~ 계속 묵혀두고 있으면서도 산 걸 후회하지 않았다 ㅋㅋ 미리보기를 읽어보고 알았다. 음 이건 맘에 안 들 일이 없겠어. 워낙 추천이 많았던 작품이기도 했고 그림체가 생각보다 깔끔해서 길게 따지지 않고 구매했다. 그리고 그런 기분이 들 때 보려고 지금까지 숙성시켜놨다가.. 어제부터? 보기 시작. 완전 맘에 들어 명작 ㅠㅠ 이정도는 아닌데 재밌었다. 마음에 남는다.. 재탕은 힘들 것 같지만 의외로 종종 할 수도 있을만큼.

   이 친구들의 감정선을 그대로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저렇게까지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것 때문에 싸워본 적이 없어서인지도 모르지만.. 처음엔 여유롭고 멋있었던 이마가세는 쿄이치와 함께할수록 오히려 망가진다. 더 탐내게 되고 많은 걸 바라게 되고.. 쿄이치는 쥐치즈까지는 정말 이해할수없는 구제불가능한 인간이었는데 ㅋㅋㅋ 그때까지만 해도 이마가세.. 너 왜 이런 남자한테 매달리는거야 정말로 왜... 하지만 이마가세는 쿄이치의 멋진 면을 제일 처음 알아본 걸지도 모른다.. 도마잉어를 보면서 쿄이치에 대한 인상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와 마찬가지로 이마가세 또한..ㅠㅠ

   잘 이해 안 되는 점은 이마가세와 그런 이별을 하고 왜 타마키와 사귀었는지다. 그것도 진심으로.. 이마가세를 좋아하면서, 그냥 묻어두고 싶었던걸까? 이마가세를 통해 사랑을 배우고 상처를 받고, 좋은 추억으로 여길 순 있지만 자신은 이성애자니까. 쿄이치가 반복적으로 '나는 동성애자가 아니니까 동성애자만큼 이마가세를 사랑해줄 수 없을거야'같은 독백을 한다. 나는 그게 마음이 아팠다..ㅜ 뭐라 잘 설명할 순 없지만.. 결국 쿄이치도 이마가세를 좋아한다는 게 느껴지는 독백이었다. 그런데 두 사람은 서로 의심만 하는거야.. 하지만 그 마음을 모르지 않아 ㅜㅠ 한 사람은 다른 쪽이 떠나갈것만 생각하고 다른 한 사람은 그 사람에게 행복을 주지 못할거라고 생각하고.. 그냥 너무 좋아해서 그렇다. 서로 너무 좋아해서, 상대방을 아끼고 싶고 또 내가 상처받고 싶지 않고..

   마지막에 가선 처음의 두 사람과 완전 반대가 된다. 우유부단하고 잘 휩쓸리는 쿄이치와 한 사람만 바라보는 이마가세. 그치만 이마가세를 만나고 그를 좋아하고 이별하면서 쿄이치는 변한다. 우유부단한 쿄이치는 사라지고 불안정하고 약하고 자꾸 무너지려는 이마가세에게 정신차리라며 소리친다. 타마키와 헤어질 때 정말 이마가세가 떠나는 줄 알고 철렁했잖아 ㅠㅜ 너넨 언제까지 그럴꺼니..아휴... 그래도 이제 다 정리했으니 새로운 시작을 부디 잘 해내갔으면 좋겠다 ㅠㅠ 으으... 거의 둘이 세기말 사랑을 한 것 같어.. 아주 지구 끝나는 줄 알았네..ㅋㅋㅋ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 쿄이치가 사랑 말고도 인생에 소중한 건 많다고, 우린 그런 나이잖아. 하는데.. 난 사실 아직 잘 모르겠다. 그 말의 의미를..음.. 완전히 이해하기 힘들다. 사랑 말고도 많이 있다는 건 동의하지만 그 나이가 되지 않아서 그럴까? 어떤 분은 나이 먹으면서 사랑엔 이것저것 따지게 되고 다른 것들을 중요하게 여기게 된다고.. 그러면서 이녀석들은 좀 더 덜 부딪히거 잘 살 수 있지 않을까? 라고 하셨는데.. 그런걸까나~ 겨우 30인지 벌써 30인지 모를 나이가 되는 동안, 이마가세와는 짧다고 할지 길다고 할지 하는 시간을 보내면서 뭔가 겪은 게 많은 것 같다. 쿄이치는. 그래서 시간의 흐름이나, 앞으로의 자신들의 모습을 생각하며 그런 말을 한 건 아닐까 싶다. 또또~ 세 번째로 선배는 안 된다는 말하면 그땐 정말로 끝이라고 담담하게 말하는 쿄이치가 좋았다. 이마가세를 좋아하는구나. 그래서 힘들게 하고 싶지 않구나. 그러면서 쿄이치도 힘들고 싶지 않은 거겠지. 이런 걸 담담하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마음을 정리했구나.. 같은 생각이 들었다.

   쥐치즈에서 쩔쩔매던 쿄이치와 선배를 농락하던 이마가세는 이제 어디에도 없었다.. 그래서 도마잉어가 더 좋았다. 헤어지기로 한 날 차 안에서 해가 뜨는 걸 보면서. 이마가세를 붙잡지 않는 쿄이치가 너무나도 답답하고 느꼈다. 남자랑 사귀는 게 뭐? 이렇게 묻고 싶었지만.. 작가님의 후기를 보니 내 입장이라면 나도 쿄이치 같았겠지 싶어서 ㅋㅋㅋ 여자가 사귀자고 하면 난 못 사귈 것 같다. 겁이 많아서 그 사람을 따라가는 걸 너무 두려워할 것 같다. 그러면서 쿄이치처럼 정은 쌓이겠지.. (쿄이치의 답습) 암튼 그것도 있고.. 어떤 분은 이마가세는 헤어지면 다시 남자를 사귀겠지만 쿄이치는 한 번 넘어가면 이마가세뿐인데.. 그래서 고민하는 것도 이해가 됐다는 말을 했다. 그러고보니 그것도 그렇다ㅋㅋ 요새 동성이 사귀는 것이 아무렇지 않은 배경을 많이 봐서 그런지 별 생각 없었는데(그런 배경을 물론 좋아하지만).. 차별이나 그런 문제가 아니라, 이성애자인 내가 동성이 좋아질 수 있을까? 좋아하는 것 같아서 두려워.. 이런 고민은 누구나 할 수 있는게 아닐까.. 이 만화 도대체 내게 얼마나 많은 고민을 안겨줄 셈이야ㅠ.ㅠ..

   아무튼 소문대로 재밌었다! 그리고 이 장면이 웃겼다 ㅋㅋㅋㅋ

   자업자득이지~ 이러다가 대부분 외식했다고 ㅋㅋㅋㅋ 아니 외식이 중요한 게 아니자나.. 물론 밥 해주거 그런 행동을 말한거긴 하지만 ㅋㅋㅋㅋ 쿄이치의 저 표정이랑 외식했다는 말 때문에 넘 빵터짐 ㅋㅋㅋㅋ 타마키 때문에 웃지 않으려 했는데 이.. 이 사람들이 지금.. 이렇게 진지한 장면에서..말이야..! ㅋㅋㅋ 글고보니 작중에서 쿄이치가 만난 여자가 도대체 몇이야.. 치카코, 동창생, 나츠키, 타마키.. 어휴..ㅋㅋㅋㅋ 여자복이 타고 났네요..아휴..ㅋㅋㅋ 그 중에서 타마키가 제일 불쌍하고 똑부러지고 착했다.. 그런 얘기를 서서 할거냐며 내 눈 보고 똑바로 말하라는 타마키가 너무 멋있었다..ㅠㅠ 좋은 사람 만나요.. 아아 이제 진짜 자야지~~ 언젠가 다시 볼 수 있기를 안녕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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