깅기님의 소나기를 마시고 꿀꺽. 연하다정공이라길래 읽을 거 없어서 샀는데 의외로 마음에 들었다. 술술 잘 읽혔고 (미리보기도 안 읽어보고 샀음 ㅋㅋㅋ) 큰 사건 없이 흘러가서 편하게 볼 수 있었다. 표지는 항상 19표시를 자르고.. ㅋㅋㅋ 19표시 싫어 ㅜ 표지도 에쁘다. 이 분 소설은 제목이랑 표지가 참 예쁜 것 같다. 다른 소설도 궁금해진다.

음. 처음에 읽는데 알렌 아버지가 둘 사이의 매개체 역할을 해주는 줄 알고 계속 나올 줄 알았는데 완전 초반에 죽어서 당황했다 ㅋㅋㅋ 매개체 역할을 해주는 건 맞는데 그렇게 갈 줄이야...! 진짜 역할만 해주는구나..아버지... ㅋㅋㅋㅋ 그리고 아빠랑 할려고 했던 거를 하면서 친해지는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불필요한 건 모두 없애겠다는 듯, 휴와 알렌이 친밀해지는 과정이 굉장히 짧은 장면 전환들을 통해 서술됐다. 그게 되게.. 어색하기고 하고, 언제까지 이런식으로 전개할거지? 란 생각이 들기도 하고 ㅋㅋ 그런 흐름이 끝난 뒤로는 또 앞에 처럼 장면이 길게 이어졌다. 후반부를 읽다가 그런 전개방식들이 생각나서 특이한 작가다..라고 생각했다 ㅋㅋ

읽는데 막힘은 없었는데 특별한 사건이 없다보니 진도는 좀처럼 나가지가 않았다. 그래서 언제지.. 지난 수요일? 목요일?부터 오늘 저녁까지 읽었다. 이걸 보면서 다음에 볼 소설을 생각하느냐고 자꾸 페이지 수를 확인했다.. 나는 그래서 내가 이걸 이렇게까지 예쁘게 기억할 줄 몰랐는데 생각보다 휴와 알렌에게 정이 많이 들었다 ㅜㅜ 얘네가 너무 예쁘게 사랑하고 연애해서 마음이 행복해져서 그래 ㅜㅜ... 지금이 다정공에 약간 질리기 시작한 때라 아쉽다. 그게 아니었다면 좀 더 재밌게, 몰입해서 볼 수 있었을텐데 ㅋㅋ ㅠㅠ

휴는 내가 잘 보지 못한 타입의 수였는데 뭔가 특이했다 ㅋㅋㅋ 특이하다고 할까.. 털털했다.. 근데 알렌한테 하는 태도가 정말 좋았던 것이 털털해도 성실하고 잘못한 점은 반성하고 노력하고, 행동으로 고쳐나갔다는 게 인상깊었다. 휴 같이 행동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사랑을 깨닫고 표현하고, 그런 것에 어떤 두려움도 없는 휴가 부러웠다. 용기있는 사람들만이 연애를 할 수 있어! 휴와 알렌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ㅋㅋ 이 소설은 "달달하다"라는 표현으로 설명하기 좀 부족하다. 적지 않은 분량 동안 알렌과 휴가 사랑하는 이야기가 빼곡히 담겨 있는데, 그게 모두 의미있는 장면들이라 좋았다. 처음엔 알렌을 거부했지만, 받아들이게 된 휴. 그런 휴가 점점 더 알렌과 마음을 같이 하려는 과정에서 몇 가지 사건도 있었는데 참 재밌었다.. 그리고 에드워드가 나쁜 마음을 먹고 질척거리는 전개가 없어서 다행이었다. 에드워드를 미워하고 싶지 않았고 ㅋㅋㅋ 그런 짜증나는 스토리를 읽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ㅋㅋㅋ 다행이도 에드워드가 긴 짝사랑 기간에도 깔끔하게 마음을 털어버려서... 에드워드... 정말 멋진남자구나.. 알렌과 친구가 되다니..! ㅋㅋㅋㅋ 알렌이랑 에드워드가 서로를 친구라고 소개하는 점도 귀여웠다 ㅋㅋ

그리고 알렌은 사실 별로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그거슨 대형견공이기 때문 ㅋㅋㅋ 나는 연하수를 휘두르는 연하공을 좋아하기 때문에 다정해도 대형견인 건 별로 취향이 아니다.. 쩔쩔 매는 건 싫어... 그래서 알렌도 별 생각이 없었는데 뒤로 갈수록 좋아졌다. 대형견공<다정공이었기 때문에 ㅜㅜ 알렌은 참 다정하다 ㅜㅜ 그런 아버지와 함께 자랐으면서 어떻게 삐뚤어지지 않았지.. 그게 참 신기하다. 휴가 오해하니까 가끔은 내가 싫다고 해도 끌고가달라고 하니까, 난 휴가 싫어하는 건 안 한다고 끌고가고 싶지 않다고 하는 알렌. 예쁜 것이 참 기라민 같구나. ㅋㅋㅋㅋ 휴가 알렌을 사랑스러워하는 기분을 너무나도 잘 알겠다. 알렌은 참으로 귀엽고 사랑스러운 개구리눈이다. 그래도 공인 이상 수에 비해 좀 더 남성적인(이 표현 말고 어떻게 쓰지?) 것을 기대하기 마련인데, 알렌은 딱히 그런 것도 없었다 ㅋㅋㅋ 그런 면에선 휴가 더 그랬고... 그런데도 침대포지션은 알렌이 공이고 이런게 참 재밌었달까.. 뭔가 맘에 들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을 못하겠네..

좋은 느낌은 많은데 너무 추상적이라 어떻게 쓰지를 못하겠어 ㅜㅜ 휴의 좋은 점, 알렌의 좋은 점 이런건 보면서 정말 많이 느꼈는데 지금 말해보라 하면 "음...." 하게 되는 ㅋㅋㅋ 스토리도 누군가에겐 지루할지 몰라도, 나한텐 소소한 이야기 속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중간중간 의미있는 사건들이 들어가면서 둘 사이의 관계가 더 발전되는 모습을 같이 볼 수 있어서 좋았구.... 그런 에피소드 중 하나가 휴가 힘들었을 때 알렌과 싸운 거. 휴가 명백히 잘못한 것이었는데, 휴가 사과하자 알렌이 더 따지지 않고 자기도 순순히 사과한 것이 인상깊었다.. 난 성격이 못돼서 ㅋㅋㅋ 저렇게 바로 사과 못 할 거 같음 ㅋㅋㅋㅋ 암튼 그 이후로 휴는 먼저 연락하는 건 알렌 뿐이었다는 걸 깨닫게 되는데, 서술 중에 내 핸드폰엔 알렌의 부재중 전화가 꽉 차있지만 알렌의 핸드폰은 텅 비어 있을 것이다, 이런 게 있었다. 그 부분을 읽는데 왠지 내가 쓸쓸해져서.. 휴가 미안해하는 감정을 내가 느끼고 있었다.. ㅋㅋㅋ 알렌... 그 당시에는 사귀는 사이였음에도 그랬으니... 암튼 그 뒤로 휴는 열심히 연락을 하기 시작한다. 답장을 기다리는 재미도 배우고.. 그런 변화가 참 예뻤다. 그런 걸 기꺼이 하려고 노력하는 게 사랑이구나 싶었다.

깅기님의 다른 소설을 읽어보고 싶은데 회귀물, 떡대수 이런거 였던 거 같아서 아직 엄두는 안 난다 ㅋㅋㅋ 하지만 이 리뷰를 다 쓰고 찾아볼 것... 강을 오르는 고래, 어젯밤 거북이가 점프? 이거였나? 아아아... 약간 야매로 읽었는데 그런 거에 비해 마음에 오래 남는다. 술술 읽혔으면서 진도는 더뎠던 것 처럼 이 소설은 참 이상하다 ㅋㅋㅋ 휴와 알렌이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을 것 같아서 외전을 보고싶다(?) 다른 걸 읽기 위해 페이지수가 빨리 줄어들길 바랐으면서 막상 끝나니까 더 보고 싶은 ㅋㅋㅋ ㅜㅜㅜㅜ 잘지내요 휴, 알렌... 재탕은 안 하지 않을까...? ㅜㅜ


귀여웠던 장면


"당신이 너무 좋아요. 큰일이다. 좋아하는 마음이 너무 커서 내 가슴에 다 담을 수 없어요."

휴는 사랑스러운 애인을 토닥토닥 만져줬다. 어찌나 열심히 우는지 이마에 땀이 맺혔다. 그를 깨끗이 닦아줬다.

"그럼 가슴 말고 머리에도 넣고 손에도 넣고 발에도 넣어."

"그래도 남으면?"

"그렇게까지는 좋아하지 마. 흘리고 다닐 순 없잖아."

휴는 정말 졸렸지만 알렌이 눈물을 그칠 때까지 기다렸다.

어떤 하루. 두 사람이 함께해 의미 있는 하루가 그렇게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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